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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일상..

출근길 힘겹게 날개짓 하는 나방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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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당보도를 건너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길은 이런저런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어서 더러웠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런 그 길


차들이 휙휙 지나가면서 바닥에 가벼운 쓰레기들은 조금씩

바람에 날려 움직이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이 바닥에 쓰레기들은 줄거나 늘거나 없어질것이다.


그런데 뭔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나방 한마리가 바닥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날씨가 추워서 날아다니는 곤충들 보기 힘든 요즘에 나방 한마리가 그 바닥에 있었다.


힘들게 날개짓을 하지만 단지 날개짓만 할뿐

날아오르지는 못하고 있었다.


날씨가 추운데 나방이 있었다.


힘들게 날개짓을 하고 있었다.

횡단보도 옆에서


차들이 휙휙 지나가는데 

그 바람 때문에 나방은 더 힘들어 보였다.


조금씩 기어가고 

조금씩 날개짓을 하고 있었다.


도로쪽으로 그렇게 조금씩 가고 있었다.


아마도 이렇게 가다보면 힘들게 움직여서 

도로한가운데 차에 밟혀 죽을 것 같았다.


신호는 바뀌었다.

잠시 차들은 멈췄고 나는 걸어야 했다.


나방을 그냥 둘까?

도로 바깥 쪽으로 갈 수 있게 무릎을 꿇어 바람을 불었다.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뒤집어 지지 않으려고 

힘을 주고 있었다.


나는 횡단보도를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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