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장의 사진

누군가에게 소중한 한짝#2

반응형

 

 

어느 역 공중전화박스 안에 신발 한짝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마도 지난 밤 술에 취해 놓고 간 신발인 것 같았습니다.

그 신발이 왜 공중전화박스 안에 있었을까....

상상해봤습니다.

 

한남자.

술에 취해서 비틀 거린다.

신발도 답답하다.

요즘 밤은 쌀쌀하지만 술 한잔 마셔서 그런지 덥다.

신발을 꺾어 신어본다.

터덜터널 걷는다.

비틀비틀 걷는다.

저 앞에 공중전화가 있다.

누군가가 생각난다.

주머니를 뒤져본다.

동전 몇개가 있다.

오늘 이상하게 그 사람이 생각난다.

술도 마셨겠다.

용기를 내본다.

동전을 넣는다.

따로 적어 놓지는 않았지만 술에 취해있어도 잊지 않는 그 번호.

눌러본다.

신호가 간다.

띠리리리....띠리리리....띠리리리.....

신호가 간다.

전화를 안받는다.

시간을 본다.

새벽이다.

늦었다.

그 사람은 잘 것이다.

끊자.

그 사람은 자야하니까...

술이 더 취한다.

터덜터덜

비틀비틀

아까보다 더 비틀거린다.

신발 한짝이 없다.

신발은 어디에 있을까?

술도 취했는데 귀찮다.

아직은 발이 안시렵다.

내 신발은 어디에 있을까?

모르겠다.

그냥 가자....

그 사람은 지금 뭐하고 있을까?

오늘따라 그 사람 목소리가 듣고 싶다.

 

아.... 신발 한짝은 어디에 있을까?

어디에 놓고 온거지?

반응형

'한장의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군가의 소중한 한짝 #4  (0) 2014.03.04
누군가의 소중한 한짝 #3  (0) 2013.12.09
누군가에게 소중한 한짝 #1  (0) 2013.10.27
내일 모레 가을  (0) 2013.08.30
건대에서 위로를 받다  (0) 2013.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