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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역 공중전화박스 안에 신발 한짝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마도 지난 밤 술에 취해 놓고 간 신발인 것 같았습니다.
그 신발이 왜 공중전화박스 안에 있었을까....
상상해봤습니다.
한남자.
술에 취해서 비틀 거린다.
신발도 답답하다.
요즘 밤은 쌀쌀하지만 술 한잔 마셔서 그런지 덥다.
신발을 꺾어 신어본다.
터덜터널 걷는다.
비틀비틀 걷는다.
저 앞에 공중전화가 있다.
누군가가 생각난다.
주머니를 뒤져본다.
동전 몇개가 있다.
오늘 이상하게 그 사람이 생각난다.
술도 마셨겠다.
용기를 내본다.
동전을 넣는다.
따로 적어 놓지는 않았지만 술에 취해있어도 잊지 않는 그 번호.
눌러본다.
신호가 간다.
띠리리리....띠리리리....띠리리리.....
신호가 간다.
전화를 안받는다.
시간을 본다.
새벽이다.
늦었다.
그 사람은 잘 것이다.
끊자.
그 사람은 자야하니까...
술이 더 취한다.
터덜터덜
비틀비틀
아까보다 더 비틀거린다.
신발 한짝이 없다.
신발은 어디에 있을까?
술도 취했는데 귀찮다.
아직은 발이 안시렵다.
내 신발은 어디에 있을까?
모르겠다.
그냥 가자....
그 사람은 지금 뭐하고 있을까?
오늘따라 그 사람 목소리가 듣고 싶다.
아.... 신발 한짝은 어디에 있을까?
어디에 놓고 온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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