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을 순수하고 동화적으로 그렸던 영화 미운오리새끼(UGLY DUCKLING, 2012)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에서 알아보는 <영화 미운오리새끼>에 대한 정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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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2012년에 개봉된 영화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유튜브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우연하게 뜬 요약영상을 보면서 시작합니다.
한참 유튜브에 빠져 있어서 이것저것 따지지도 않고 영상을 주구장창 보는 중인데
군대에 관한 영화는 술자리에 안주거리 만큼 질릴 것 같으면서 질리지 않는 관심장르였습니다.
바둑을 모르지만 군대에서 이등병과 대대장이 바둑을 뒀다는 것 만으로도 집중할 수 밖에 없는 대결이었습니다.
바둑에 대한 무슨 정보나 교훈이 담겨 있지는 않았지만 어눌해 보이는 주인공 낙만의 6개월 방위병 생활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아버지는 사진기자였다가 당시 정부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고문을 당해서 정신이 편하지 않은 상태로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기원에서 할아버지와 아들 낙만 이렇게 3대가 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정신건강이 좋지 않은 이유로 낙만은 6개월 단기사병으로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근무지는 헌병대였습니다.
헌병대는 솔직히 뭐하는 곳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영창을 가봤다면 어떤 곳이라는 것을 정의하기 쉬울텐데 영화 속에서 헌병대는 죄를 지은 사람들(군인과 일반인)이 인간적인 대우 조차 받지 못하고 죄를 뉘우치는 지옥같은 곳이었습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1987년 그 시절에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나 봅니다.
특히 군대 그리고 특히 헌병대와 같은 곳은 말이죠.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심각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코메디 영화 답게 조금 과장되고 유치하기도 하고 동화적이기도 합니다. 캐릭터들이 조금은 과장되기도 합니다.
주인공 낙만은 재주도 많아서 바둑병, 사진병, 이발병도 합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어머니한테 가기 위해서 매일 군생활이 끝나면 영어학원에서 공부도 합니다.
인복도 많은 편이라서 방위병 고참들의 도움도 종종 받기도 하고 영창생활을 하는 행자 덕분에 힘든 일들도 쉽게 하기도 합니다.
6개월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입니다.
낙만의 6개월은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미국유학 과정을 준비해주시던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는 바람에 군생활 이후의 계획에는 차질이 생깁니다.
아버지는 병원에서 퇴원 후 4년 넘게 기원 밖을 나가지를 않고 있습니다.
낙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인생이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짝사랑하던 헌병대 여군 부사관은 자신의 동창과 사귄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존감은 떨어질대로 떨어진 낙만
그 동창놈은 낙만의 인생 걸림돌인지 동창이 잠깐 맡긴 책은 불온서적이었습니다.
낙만은 그 덕분에 누명을 쓰고 영창생활도 합니다. 그렇게 자신이 증오하던 범죄자들과 함께 말이죠.
자신이 범죄자들을 증오했기 때문에 죄를 뒤집어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 낙만은 사람이 모자른 것 같으면서 순수합니다.
다행히 영화의 장르적 특성인 코메디이기 때문에 낙만은 긴장감 속에 위기를 넘기고 누명을 벗게 됩니다.
첫 아이를 잃고 마음이 아파진 혜림이는 아버지는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다시 아기를 임신하고 결국에는 딸을 낳게 됩니다.
그 과정을 지켜본 낙만은 처음 임신한 혜림의 배를 보았을때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게 낫다고 생각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생각이었지 혜림의 바람은 아니었을 것이라 합니다.
나중에 이 아이가 자라서 어떤 사람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세상에 미운오리새끼는 많다. 아직 자기 스스로조차도 언제 백조가 모르는....
그렇게 영화는 훈훈하게 마무리됩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1987년 즈음의 시대는 어떤 시대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영화 <1987>을 본 기억을 더듬어 보면 그 당시 사회는 민주화 운동을 했던 시기였습니다.
당시의 사회적인 상식이 많이 깨어졌던 지금의 시선으로 그 당시 시대를 바라보면 많이 암울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던 그 시절이었습니다.
영화 <미운오리새끼>는 2012년 8월 30일에 개봉되었던 영화입니다.
그해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1980년대 군사정권을 조금은 가볍게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잠깐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짐작하게 만드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흥행이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이 영화가 대중의 마음을 잡지 못했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배우는 중대장 역할을 했던 조혜련씨의 동생 조민준씨입니다.
연기의 폭이 얼마나 넓은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영화 속 중대장은 정말 잘 연기했었습니다.
코믹하기도 하고 잔인해보이기도 하고 멍청해보이기도 하는 모습은 인상깊었습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조혜련씨도 나오는 모습에서 얼마나 동생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영화가 조금 유치한 것 같았지만 곱씹을 수록 맛이 우러 나오는 영화였습니다.
미운오리새끼라는 제목 처럼 지극히 동화적이고 교훈적인 영화였습니다만 마음이 뜨끈해지고 교훈을 받게 되는 순수한 영화였습니다.
영화 1987이 나온 2017년에 개봉이 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유명배우들이 많이 나왔던 영화 1987에 비해서는 흥행이 어려웠겠지만 2012년보다는 관객이 많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