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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삶은 이야기 2020. 3. 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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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19는 하루하루 사람을 말리는 것 같다.

하루에 두번은 텔레비전에서 정부관계자들이 나와 신종코로나 관련 브리핑을 한다.

그 모습은 처음에는 어색하고 놀랍고 주목하게 만들었지만 한달이 넘게 지난 지금은 그냥 무심하게 보게 만드는 것 같다.

 

각종 피해 상황에 나오는 숫자들은 하루하루 줄기 보다는 늘어만 가는 숫자들이라서 

점차 증가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하면 어느샌가 숫자에 둔감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

너무나 막연하게 그 단위를 예측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 가끔 놀랍기도 하다. 

 

오늘은 어느 요양원에서 36명의 확진자가 생겼다고 한다. 

요양원.... 요양병원... 

나이가 많이 드신 분들이 입원하고 생활하시는 병원이라고 알고 있다.

 

화재가 나면 큰 피해를 입는 곳....

거동이 불편하기에 어쩌면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환자분들이 계신 곳일 것이다.

 

보통 주변의 어르신들이 돌아가실 때 마지막 여정을 같이 하는 곳이 요양병원이었던 것 같다. 

요양병원에 입원하셨다고 소식을 들으면 그런 생각을 하면 당연히 안되지만... 

오래 못 사시는 건가 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 곳...

 

보통 공연 같은 것이 무대에 오르기 시작하면 방송에 배우들이 자주 출연을 하게 된다. 

그 수많은 공연 홍보를 위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을 보던 중 눈에 들어오는 멤버들이 있었다.

 

그 멤버들은 신구 배우님과  조달환 배우님이었다. 

도대체 저 조합은 뭐지? 싶었다.

출처-신시컴퍼니 홈페이지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라는 연극이었다. 

내용은 아버지는 간암말기로 얼마남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중이고 

그 아버지를 병수발하는  어머니 홍매 

그리고 도시에서 병수발하기 위해 내려온 집안이 둘째아들과 그의 아내

이웃에 사는 서씨 아저씨...

 

이렇게 네명의 배우가 나오는 이야기였다. 

오랜 병수발에 효자 없다는 말이 나올법한 상황의 그 이야기는 

끝까지 병원이란 배경이 나오지 않는다. 

당연히 영화가 아닌 연극이기에 무대가 갑작스레 변화하기는 어려웠을지 모르겠지만

이야기 자체가 시골집 배경으로 나오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병원이란 생각을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어쨌든 이 이야기는 한 사람의 생명이 사그라 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힘들어 하는 남은 사람들의 시간을 보여준다. 

일상을 포기하고 하루종일 병수발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객석에 앉아서 보고 있노라 하면 마음은 점점 무거워진다. 

 

특히 가족을 떠나 보낸 사람들은 감정이입이 될 수 밖에 없다.

갑작스런 이별이 아닌 어느정도 예상이 되어 있는 이별은 하루하루 아쉽고 힘들고 

차라리 빨리 지나가길 바랄지도 모르겠다. 

 

요즘에는 경험해보기 힘든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집에서 장례를 치루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었고

동네에 장의사와 같은 요즘 말하는 상조회사와 같은 일을 하시는 분들이 있었다.

일종의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의 차이랄까?

 

어느순간 시대가 바뀌면서 

장례식장이 많아졌고

집에서 이별을 맞이하기보다는 병원과 같은 시설에서 이별을 맞이하고

장례식장에서 마지막 삼일을 보내는 경우가 자연스러운 과정이 되어버렸다.

 

연극 <나와 아버지와 홍매와>에서는 요즘에는 조금 낯설은 과정을 보여주었다.

가족간에 갈등도 있었고... 그렇게 힘든 와중에 

나와 아버지의 그 힘들었던 시간 와중에 아름다운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그 아버지 역시 그의 마지막과정에 보여주는 무기력함은 원하는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다. 

짐이 되고 싶지 않았을 한 집안의 가장은 어쩔수없이 마지막 이별을 하는 순간까지 가족들을 힘들게 했었다.

 

무대 위에 이야기는 두시간도 안되는 그 짧은 시간동안

힘들고 지쳐서 굉장히 늦게 가는 것 같았을 그 시간을

어쩌면 멈추고 싶었을 그 시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힘들었지만 남은자들은 그래도 살아 나아가야 하고

떠나 보낸 사람에 대한 좋은 추억들은 살아있는 한 남아 있을거라는 것을 보여주면 끝난다. 

 

이야기에서는 가족들이 마지막까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요양병원에서 맞이하는 이별은 과연 인간적일까?

아니면 자신의 추억이 스며들어 있는 공간에서 맞이하는 이별이 인간적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 공간은 좋은 기억들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별을 하던 그 순간도 스며들어 있을 것이다. 

 

요양병원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살아나가기 위해 필요한 공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우후죽순 식으로 많이 생긴 시설과 간호가 생각만큼 잘 안되는 그런 시설에서 

맞이하는 이별은 과연 좋은걸까...하는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예전에 화재로 인한 피해, 이번 신종코로나로 인한 많은 수의 확진자 발생은 

어쩌면 운이 나빠서 그렇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에 관련된 일은 돈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존엄성에 관해서 더 고민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어르신들을 위험하게 만드는 질환 중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폐렴이라고 들었다. 

이번 요양병원에 번진 신종코로나는 별일없이 잘 치료되길 바라는 심정이다. 

 

이야기가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가 했지만 

언젠가 요양병원이라는 곳을 이용할 시간이 다가왔을때 

여러 생각이 들것같다.

 

시설과 신뢰에 대한 생각과

예전에 봤던 요양병원에 보내지 않고 이별을 같이 했던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서의 가족들에 대한 생각

그리고 여러가지 생각을 말이다.

 

신종코로나로 연극도 조기 폐막을 했다고 한다.

신종코로나도 조기 종식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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