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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화 <노무현입니다>

삶은 이야기 2017. 5. 2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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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은 제 인생에 있어서 제일 정신없고 뭐든지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던 20대 초반에 당선된 대통령입니다.

세상을 잘 모르던 당시에 저는 뭐든 잘 될거라 생각했었고 정치는 나의 삶과 큰 상관없는 그들만의 일이라 생각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럭저럭 대학을 졸업하고 밥벌이를 하기 시작했을때는 아직 그래도 어린나이었기에 열심히 하면 기회라는게 생기고 잘 될거라 생각했었지만

시간이 흘러 흘러 흐르다보니 안되는구나 희망이란 것은 아마 쉽지는 않겠구나 싶었습니다. 


아담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경제에만 있는 것이 아닌 정치 및 모든 곳에 손길이 닿아 있다는 것은 아마도 2005년 이후였나봅니다. 

<나는 꼼수다>등의 팟캐스트 <내부자들>같은 영화 들은 사람들의 의심병을 자극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실질적으로 2016년 말에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을 보면 영화나 각종 의심병을 보여줬던 사람들이 했던 말이 결코 많이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평번한 시민으로써의 생활에서 가끔씩 정치인들을 보면서 우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몇몇의 인물이 있지만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것 같습니다.

왜일까요? 돌아가셔서 그런걸까요?

굉장히 서민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봐서 더욱 친한 느낌이 듭니다.

대통령인데 어떻게 저럴수가? 아니요 대통령으로 계실때는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약 10여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영상을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울컥 거리면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약 10여년의 세월동안 무엇이 나를 슬프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뒤돌아보면 지난 10여년은 시간이 빠르게 흘렀던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은 비슷비슷했고 그래도 10여년전에 있었던 허무맹랑한 꿈 조차 지금은 꿔지지 않습니다.


지난 세월호 사고를 보면서 많은 무기력감을 느꼈고 메르스 때 역시 너무나 많은 허망함과 불신감에 사로잡혀있게 됐던 것 같습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국가는 저에게 많은 슬픔과 노여움과 무기력감을 갖게 해준 것 같습니다.


저는 잘 모르지만 국가는 부모님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힘들고 외롭고 울고싶을때 보듬어 줄 수 있는 그런 존재...

물론 국가는 사람이 아니라서 국민 한사람 한사람을 위로해주지는 못 할 겁니다.


하지만 지난 몇년을 되돌아 봤을때 

제 개인적으로 국민을 위한 국가는 없나 보다... 라는 생각에 굉장히 쓸쓸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 불신감이 커질데로 커진 상태였습니다.

부모와 같은 국가에 대한 원망도 좀 있었습니다.

나는 세금도 내고 군대도 다녀왔는데.. 투덜투덜


자식과는 이야기 조차 하지 않는 부모라니.... 투덜투덜

내 맘도 모르고 투덜투덜...


그러던 중 조금 일찍 대통령이 바뀌었습니다.

그 바뀌는 중에 국민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아주는 사람들도 있었고 그 사람들 덕분에 위로도 되었습니다.

다행히 지금 대통령도 국민의 마음을 알아주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습니다.


그런 요즘에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영화가 나왔습니다.

지지율 2%의 후보에서 대선후보 1위 대통령이 되기까지 2002년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경선제를 보여주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인터뷰로 구성되어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준비하던 시기에는 영화제목 조차 이야기할 수 없던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N프로젝트... 아마도 노무현 프로젝트였겠죠.


영화는 화려한 출연진 멋진 컴퓨터그래픽은 존재하지 않는 그런 영화입니다.

조금은 촌스럽지만 훗날 시간이 지나도 그렇게 심하게 촌스럽지 않을 영화입니다.


이미 이 세상을 떠나신 노무현 대통령이지만 영화관 속 스크린에서는 살아계신 그 모습에 괜히 눈물이 났습니다.

소탈하셨던 모습 

약자 앞에서는 약하고 강자 앞에서는 강한 그 모습

괜시리 위로가 되었습니다.


사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잘몰랐습니다.

고등학교 군대 이런 시절에 누가 정치에 관심을 가졌었겠습니까?

대통령이 누가 되던 크게 와닿지 않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지나고 보니 알게 되더군요. 저런 대통령은 아마도 앞으로도 없겠구나...


인간적이고 소탈한 약자한테는 약하고 강자한테는 강한 그런 대통령 앞으로 몇분이나 뵐수있을까요?


상식이 통하는 나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나라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나라


아직은 그런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겠지만 


그런 나라를 만드려고 노력했던 대통령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에 엔딩에서의 노무현 대통령의 뒷모습은 너무나 평범한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이 있었습니다.

영상으로나마 잠깐이라도 위로받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작년보다 올해는 조금 더 살아갈만 한 것 같습니다. 

한번 살아 나가 봐야겠습니다.



2002년 대통령 후보 출마 연설 中

조선 건국 이래 600년 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번도 바꿔보지 못했다.

비록 그것이 정의라 할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라 할지라도,

권력이 싫어하는 말을 했던 사람은

또는 진리를 내세워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은 전부 죽임을 당했다.

그 자손들까지 멸문지화를 당했고 패가망신했다


600년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불의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밝고 있어도

모른 척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했다

눈 감고 귀를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면서

밥이라도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저희 어머니가 제게 남겨주었던 가훈은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눈치 보며 살아라.'

80년대 시위하다 감옥 간 우리의 정의롭고 혈기 넘치는 우리 젊은 아이들에게

그 어머니들이 간곡히 간곡히 타일렀던 그들의 가훈 역시,

'야 이놈아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그만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번 쟁취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루어져야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얘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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