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13일째 30만 관객 돌파로 2009년 워낭소리의 흥행속도보다 빠른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이 영화는 지난 부모님 결혼 40주년 기념으로 관람하게 된 영화다.
워낙 입소문도 있었고, 요즘같이 불안한 하루하루를 사는데 있어서 어떤것이 힘이 될까? 생각해보니 결국 가족이란 작은 구성원으로 집중이 되었다.
그 가족이란 것을 구성하는 것은 다른 인생을 살았던 남자와 여자의 만남부터 시작한다.
이 님아, 그강을 건너지 마오는
故 조병만 할아버지니와 강계열 할머니의 가족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이 두분은 KBS 인간극장에서 나오셨던 분들이라고 한다.
인간극장의 팬이지만 두 분이 나오셨던 것이 기억은 나질 않는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좀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영화를 보고 인간극장을 봤다면 더욱 감동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면 인간극장을 다 보고 나서 이 작품을 본다면 더욱 와닿았을 것 같다.
어쨌든 인간극장을 꼭! 보지 않더라도 이 영화를 보는데 전혀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이 영화를 보면 초반에 우리가 영화 정보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던 장면들이 쏟아져 나온다.
예를 들어 마당을 쓸다가 낙엽을 서로에게 던진다거나 개울가에서 돌을 던져 장난을 친다거나 눈사람을 만드는 두 분의 연애행각들은 영화 소개 프로그램이나 이 영화의 예고편에서 다 나온다는 이야기다.
솔직히 초반에 나올때 걱정은 들었다.
설마... 이게 다는 아니지?
역시 다는 아니었다.
인생이란 것이
내가 느끼기에 아직 얼마 안 살았지만...
인생은 굉장히 무미건조한 것 같다. 하루하루 비슷비슷하고 굉장히 기억에 남을만한 일은 일주일 7일 중 얼마 안되는 것 같다.
이 영화 초반에는 굉장히 즐거운 일들이 많이 나온다.
어르신들의 행동에 크게 소리 내어 웃을 정도니 말이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 그 두분의 일상에 같이 젖어들기 시작한다.
두분의 일상
나이가 많으신 두분의 일상은 가볍지 않고 무겁다.
그리고 점점 더 무거워지고 시원찮다.
그러던 중 조병만 할아버님은 점점 약해지신다.
그리고 강계열 할머니는 할아버님을 보내드릴 준비를 하신다.
그렇지만 그 헤어지는 그 날까지 일상은 굉장히 건조해보인다.
일상이다.
무덤덤하다.
태어나면 죽음이란 것은 점점 다가오기 마련이다.
점점 할아버지는 죽음의 문에 가까이 가신다.
할머니는 그런 할아버지를 지켜 볼 뿐이다.
사람은 죽음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느새 할아버지께서는 이승과 저승의 문 앞에 서시고 문을 열고 저승으로 넘어가신다.
남은 사람은 할머니...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먼저 보낸 두분의 자식들에게 보낼 내복을 먼저가는 사람이 챙겨주기로 약속을 한지 얼마 안되었다.
결국 할아버지께서 그 내복을 챙겨 주시기로 했고 훗날 할아버지와의 재회를 다짐하며 산소에서 내려오려 하지만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한평생 76년동안 같이 지냈던 그 두 사람이
한 사람은 땅속에 저승에
한 사람은 땅밖에 이승에
서로를 두고 어디론가 가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아마 먼저 가신 할아버지도 이승과 저승의 문 앞에서 머뭇거리면서 할머니를 애타게 부르 짖으셨을 것 같다.
산소를 떠나면서 뒤돌아서서 울부짖는 할머니의 목소리 처럼 우리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겠지만 할아버지 역시 할머니를 두고 내가 먼저 가면 안되지... 하시면서 울부짖으셨을 것 같다.
우리는 흔히 있을때 잘해라는 말을 잘하지만
그걸 행동하기엔 쉽지 않은 것 같다.
옆에 있는 사람은 평생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일것이다.
두 어르신들은 정말 운이 좋으신 분들 같다.
76년이란 세월동안 같이 하셨으니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평생 같이 있을 것 같았던 사람을 갑자기 잃어서 망연자실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시한부 판정을 받아서 하루하루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을 것 이다.
이렇든 저렇든 우리는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아서
이 말을 꼭 할 수 밖에 없을 것같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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